가수 요조의 산문집
가수라는 직업 특성상 창작활동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들을 발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이 때 겪는 좌절과 실패, 그리고 쓰라린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산문집일 줄 알았으나..!
제주도에서의 생활, 가족 및 지인과의 (소소한) 경험담, 요조라는 사람의 성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기대와 사뭇 달랐던 책
실패와 직업에 대한 얘기가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 않아서 놀랐음
아니면 은은하게 이야기들 속에 깔려 있었는데 내가 눈치 채지 못했거나... ㅋㅋ
단편 에세이들이 많은데, 갑자기 에세이가 끝난다는 느낌들이 많아서 깊은 여운을 남기진 않았음..
나도 살면서 요조라는 가수의 이름을 많이 들어봤는데,
이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구나..
가볍게 알아가는 정도로 좋았던 것 같음.
다음은 인상깊었던 구절들...
p.6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세계는 이렇게도 나뉜다.
p.18 (고흐는) 자신의 그림의 가치를 훗날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될 날이 올 거라는 말도, 이 시련을 계속 버텨낼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승리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p.19 그는 이 그림을 그릴 때 몸이 너무나 쇠약해진 나머지 붓이 손가락에서 떨어져 내릴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겨우 붓 하나를 움켜쥐는 것조차 힘들었으면서 어떻게 저렇게 호랑이 같은 밀밭을 그려낼 수 있었는지 도무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흐는 다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걸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그래서 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p.22 나는 이제 밥을 먹다가 곡이 안 써진다고 눈물을 흘리는 대신 곡이 안 써지는 속상함을 이렇게 원고로 쓴다.
p.70 생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중력의 흐름을 따라, 상식의 흐름을 따라 흘러갈 뿐이지만, 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소중하다 여기는 삶의 흐름은 그 반대일 때가 많아
p.95 저 역시 지금 제 목표를 더 잘하는 데 두고 있지 않아요. 최대한 오랫동안 그저 즐겁게 운동할 것을 목표로 두었어요.
p.135 나는 나의 남은 인생을 내 주변의 멋진 사람들을 흉내 내면서 살고 싶다.
p.189 나는 그 틈에 조용히 서서 여기까지 올라온 태도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모든 걸 이렇게 하자. 책방도 음악도 글도, 내 나머지 인생 속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다 이렇게 하자. 부드럽게, 허벅지가 터지지 않게.
p.201 1순위가 돈이 아닌 삶을 위해 필요한 1순위가 돈이라는 게.
p.224 인격이 미숙한 사람이 자기 신념에 너무 몰입하여 엄격해지면 자신의 무결함에 도취되기 싶다.
'일상 > 생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부를 방해하는 것들, 그리고 성실함의 힘 (0) | 2024.03.29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