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탄생
뮤지컬 썸씽로튼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1595년 런던입니다. 영국의 국민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바텀 형제가 서로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경쟁하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공연 장르를 탄생시킨다는 내용의 코미디 뮤지컬입니다. 캐리 커크패트릭과 웨인 커크패트릭 형제가 음악 및 작사를 담당하고, 존 오파렐이 극본을 담당하여 그들이 함께 제작한 미국 뮤지컬입니다. 썸씽로튼은 2015년 3월 23일 브로드웨이에서의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2017년 1월 1일까지 브로드웨이의 제임스 극장에서 공연된 뒤, 이어서 북미 투어를 가졌습니다. 2019년 6월에는 한국의 충무아트센터로 3주간 내한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번역에서 유명한 황석희 번역가가 내한공연 및 한국 라이센스 프로덕션 제작과정에 참여했습니다. 마침내 2020년 8월 7일부터 10월 18일까지, 최초로 한국 배우들의 라이센스 공연이 충무아트센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무명의 바텀 형제와 국민작가 셰익스피어의 세기의 대결
다음은 뮤지컬 썸씽로튼의 시놉시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를 살고 있는 닉과 나이젤 바텀 형제는 생각보다 낭만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지 않습니다. 공연을 올릴 때마다 망하고, 마침내 그가 이끌고 있는 극단의 후원마저 끊겨 절망한 닉 바텀은 자신의 실패가 당대 최고의 극작가이지만 본인이 느끼기에는 별 볼 일 없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셰익스피어에 맞서기 위해 닉은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갑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미래에 뮤지컬이라고 불리우는 다소 희한한 장르가 가장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언하며 닉에게 뮤지컬을 올리라고 귀띔해줍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말을 듣고 바텀 형제는 뮤지컬을 공연으로 올렸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이젤은 공연을 유흥과 오락이라 생각하는 청교도 집안인 포샤와 사랑에 빠져 집안의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닉의 아내 비아는 기울어가는 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바텀 형제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밖으로 나가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닉은 다시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 관객들이 줄을 서며 보게 될 셰익스피어의 역작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셰익스피어보다 먼저 셰익스피어의 역작을 알아내 공연으로 올릴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어설픈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는 햄릿을 오믈릿이라고 잘못 예언하고, 바텀 형제는 오믈릿이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하며 공연 제작 준비를 시작합니다.
출연진 소개
다음은 2020년 초연 공연의 출연진을 알아보겠습니다. 강필석, 이지훈, 서은광 배우가 닉 바텀 역을 연기했습니다. 박건형, 서경수 배우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노윤, 여원, 곽동연, 임규형 배우가 닉의 어린 동생 나이젤 바텀을 연기했고, 리사, 제이민 배우가 닉의 아내 비아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김법래, 마이클 리 배우가 노스트라다무스 예언가 역할을 맡았으며, 최수진, 이봄소리 배우가 포샤 역할이었습니다. 포샤의 아버지이자 엄격한 청교도인인 제레마이어는 이한밀 배우가, 유대인 대금업자 샤일록이자 나레이터와 비슷한 유랑악사는 김태한 배우가, 바텀 형제를 후원한 클래팸 경이자 또 다른 유랑악사는 육현욱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2021년 12월 23일부터 2022년 4월 10일까지 광진구 소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재연공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재연 공연 캐스팅은 다음과 같습니다. 닉 바텀 역은 강필석, 이충주, 양요섭, 김동완 배우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은 서경수, 윤지성, 최재림 배우가, 나이젤 바텀 역은 임규형, 황순종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비아 역할은 이영미, 안유진, 이채민 배우가, 노스트라다무스 역할은 남경주, 정원영 배우가, 포사 역할은 이지수, 이아진, 장민제 배우가 맡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레마이어 역은 이한밀 배우가, 샤일록 역은 이도경 배우가, 클래팸 경과 유랑악사 역은 육현욱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1막이냐 2막이냐, 그 것이 바로 문제로다
이어서 뮤지컬 썸씽로튼의 유명한 넘버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막 처음에 유랑악사와 앙상블이 부르는 “Welcome to the Renaissance”는 관객들을 1500년대 유럽으로 데려가는 중세스러우면서도 웅장하고 통통 튀는 곡입니다. 2막 첫 곡에서도 비슷한 멜로디를 들을 수 있습니다. “God, I Hate Shakespeare”를 부르는 장면에서 닉이 못에 핏줄까지 세워가며 셰익스피어에 대한 증오감을 드러내는데요, 그 모습이 상당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재미있습니다. 닉의 당당하고 털털한 아내 비아가 부르는 “Right Hand Man”은 닉을 언제든 곁에서 지켜주겠다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넘버입니다. 곡의 막바지에서 고음을 터트려 내는 비아 역할의 배우를 보면 박수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밖에도 관객들이 알 법한 온갖 뮤지컬을 패러디하며 환상적인 탭댄스를 보여주는 “A Musical,” 그리고 절묘하게 현 시국과 맞물려 코로나를 비꼬는 듯하여 더 웃긴 “The Black Death,” 그리고 마치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을 주어 당장이라도 일어서서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함께 찬양하고 싶게 만드는 “Will Power”도 1막의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넘버입니다.
2막의 “Hard to Be the Bard”는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SNS에서 매일 출근하기 싫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라고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창작의 고통을 유머러스하게 고백하는 넘버입니다. 2막의 하이라이트인 “Make an Omelette”은 바텀 형제가 셰익스피어의 역작이라고 믿고 공연으로 올린 오믈릿 뮤지컬입니다. 과연 바텀 형제는 뮤지컬 오믈렛으로 인해 성공을 거머쥐었을까요?
뮤지컬 덕후에게 안성맞춤인 공연
인용문과 패러디로 가득찬 뮤지컬 썸씽로튼을 영어영문학과 전공생 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썸씽로튼의 제목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햄릿의 1막 4장에 등장하는 명대사(“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에서 인용되었습니다. 공연 중에 바텀 형제는 이 대사를 썩은 달걀이라는 소재로 여러 번 활용합니다. 또한, 셰익스피어가 공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만큼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의 제목과 대사들이 여러 번 언급됩니다. 문학작품에서 접했던 장면이나 대사를 공연 중에 보고 듣게 되면 내적 반가움이 한껏 상승합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에 대한 문외한이더라도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꼭 봐야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1막의 “어 뮤지컬” 장면에서는 렌트, 레 미제라블, 위키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여러 뮤지컬을 언급하고, 극중 장면을 따라합니다. 유명한 뮤지컬 작품 속 대사, 넘버 일부를 재기 발랄하게 차용하여 공연내내 독특하고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썸씽로튼은 뮤덕에게도 안성맞춤의 공연입니다. 한국인의 감성에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여러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받은 뮤지컬 썸씽로튼이 한국 뮤지컬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클래식 코미디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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