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에게,
뮤지컬 키다리아저씨는 진 웹스터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입니다.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제루샤가 키다리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 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뮤지컬은 제루샤의 상상 속 제르비스 펜들턴을 실제로 무대에 등장시켜 2인극으로 공연됩니다. 제르비스 펜들턴이 제루샤 애봇의 대학 진학을 후원하여 졸업 후 마침내 독립적인 여성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데, 그 과정에서 사랑스러운 제루샤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뮤지컬도 소설처럼 편지 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제루샤와 제르비스가 제루샤의 편지를 읽는 방식으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두 배우들은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해야 합니다. 악기도 3개로만 이루어졌습니다. 기타, 첼로, 피아노가 드라마와 맞물려 연주하며 두 캐릭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무대는 제르비스의 서재처럼 세련되었지만 차갑지 않게 꾸며져 있고, 그 공간 내에서 트렁크 가방들을 이동시키며 기숙사 침대, 책상, 학교, 도시 등을 연상시킵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의 역사
섬세한 연출가 존 캐어드와 서정적인 음악가 폴 고든의 합작으로 2009년 캘리포니아에서 초연된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도쿄, 웨스트 엔드, 오프 브로드웨이를 거쳐 2016년에 한국 대학로에서 처음 공연되었습니다. 국내 제작진에 박소영 연출가와 주소연 음악감독이 포함되었습니다. 2016년 7월 19일부터 10월 3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되었던 초연 공연에서는 유리아, 이지숙 배우가 제루샤 애봇을 연기했으며 강동호, 송원근, 신성록 배우가 제르비스 펜들턴을 연기했습니다. 2017년 5월 16일부터 7월 23일까지 같은 공연장에서 이뤄졌던 재연 공연에서는 강지혜, 유리아, 임혜영 배우가 제루샤 애봇을, 강동호, 송원근, 신성록 배우가 제르비스 펜들턴을 연기했습니다. 2018년 8월 31일부터 11월 18일에 공연되었던 3연 공연은 삼성동 소재 백암아트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강동호, 송원근, 신성록, 성두섭 배우가 제르비스 펜들턴 역할을 맡았으며, 강지혜, 이지숙, 유리아, 임혜영 배우가 제루샤 애봇 역할을 맡았습니다. 가장 최근에 대학로 소재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이루어졌던 4연 공연은 2019년 10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일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제르비스의 캐스팅에는 강필석, 김지철, 신성록, 송원근 배우와 제루샤의 캐스팅에는 강지혜, 유주혜, 이아진 배우가 포함되었습니다. ‘나 늙었대,’ ‘컬러 오브 유어 아이즈,’ ‘행복의 비밀,’ ‘나의 맨하튼’ 등의 곡들은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루샤의 성장기
20세기 뉴잉글랜드 존 그리어 홈 고아원에서 공연이 시작합니다. 고아원 가장 큰 언니 제루샤 애봇이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고아원 밖으로 나가 넓은 세상을 보고 그 속에서 날개를 펴는 것을 꿈꾸는 소녀였습니다. 어느 날 존 스미스라는 이름의 미스테리한 아저씨 한 명이 제루샤가 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겠다고 고아원에 연락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의 정체를 알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제루샤는 한 달에 한 번씩 그에게 편지를 통해 본인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보고를 해야만 했습니다. 감사한 기회를 마련해준 아저씨를 상상하며 제루샤는 후원자에게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녀는 대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삶을 보내고,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내고, 점차 성장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제루샤는 룸메이트 줄리아의 젊은 삼촌 제르비스 펜들턴을 만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제르비스는 제루샤에게 문학과 여행, 그리고 모험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고, 둘은 급격하게 가까워집니다. 제루샤는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후원자 아저씨와 제르비스 펜들턴 삼촌의 놀라운 비밀을 서서히 알아갑니다.
소설과 비교하며 관람하는 재미
소설과 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이자 뮤지컬의 관람 포인트는 제루샤와 독자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제르비스 펜들턴이 무대 위에 실존한다는 것입니다. 영국 명문 가문의 자제이자 상류사회의 구성원인 제르비스 펜들턴은 젊고 잘생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제르비스가 제루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사랑에 서투른 그가 제루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제루샤가 제르비스의 마음을 받아주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몽글거리고 어딘가 살짝 간질간질한 느낌을 받으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의 빌드업 과정처럼 소설과 뮤지컬이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소설을 읽고 공연을 관람한다면 더 재미있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루샤와 제르비스 배우들 각각의 노선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캐스팅을 바꾸어 가며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매력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소박하고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사건을 소재로 하는 공연이 많은 한국의 뮤지컬 시장에서 순수한 스토리텔링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작품의 깊이를 표현해낸 이 공연은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소설의 감성이 밀도 있게 공연으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연입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사랑을 찾는 제루샤의 성장 스토리는 모든 세대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공연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맘마미아 쥬크박스 뮤지컬 소개, “당신의 인생이 빛나는 순간!” (0) | 2022.08.03 |
---|---|
팬텀 뮤지컬 소개,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숨겨진 비밀 이야기 (0) | 2022.08.03 |
썸씽로튼 코미디 뮤지컬, 무한한 웃음을 선사하는 공연 소개 (0) | 2022.08.03 |
몬테크리스토 10주년 뮤지컬 소개,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 (0) | 2022.08.03 |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뮤지컬, 애국심 차오르는 우리의 창작 공연 (0) | 2022.08.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