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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뮤지컬, 애국심 차오르는 우리의 창작 공연

by 제루샤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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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공연 포스터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 PL 엔터테인먼트


학생공연, 대극장까지 가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은 2017년 서울예술대학교 학사생들의 창작 공연으로 탄생했습니다. 학교 공연이 이례적으로 2019년부터 무대에 올라 재연과 3연까지 공연된 것입니다. “앞으로 프로젝트”에서 학생 창작 우수 콘텐츠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창작된 공연인만큼, 배우들도 상당수 서울예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로 이루어졌으며, 안무, 연출, 음악, 극작을 비롯한 다수의 제작진들도 서울예대 출신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상상 속 조선, 시조가 주는 자유를 꿈꾸다

공연의 시대적 배경인 ‘조선’은 우리가 아는 역사의 조선시대와는 사뭇 다릅니다. 상상 속 조선은 시조가 국가의 이념입니다. 즉, 조선의 백성들은 시조를 창작함으로써 삶의 역경과 그로 인해 느끼는 고단함을 훌훌 털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특정 역모 사건으로 인해 시조 창작 활동이 금지되고, 백성들은 자유도, 행복도 박탈당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신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15년만에 조선 백성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개최되고, 탈 뒤에 정체를 숨기고 양반들을 비판하는 시조를 쓰는 비밀시조단 골빈당이 시조자랑에 참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그들은 예전처럼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자 합니다. 이를 두고만 볼 수 없는 왕의 비선실세이자 시조대판서인 홍국은 양반들에 대한 악덕한 소문을 퍼뜨리고 조선의 신분제 사회를 흔들어 놓으려는 골빈당을 잡아들이려는 음모를 꾀하고, 15년 전 역모 사건에 대한 진실이 다시 한 번 들춰집니다.

양반이고싶은 사람, 손들어!

다음은 공연의 캐릭터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주인공 단은 마을 사람들에게 후레자식이라고 불리며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천방지축이고 좌충우돌인 그이지만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시조를 읊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초연과 앵콜 공연에서는 이휘종, 양희준, 이준영 배우가, 재연 공연에서는 양희준, 이호원, 박정혁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진은 국봉관 제일 시조꾼으로서, 신분의 비밀을 감추고 골빈당에서 활동하는 인물입니다. 초연 공연에서는 김수연, 김수하 배우가, 앵콜 공연에서는 정재은, 김수하 배우가, 재연 공연에서는 김수하, 문은수 배우가 진 역할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홍국은 조정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누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왕에게 충성하며 보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것을 핑계로 엄청난 야망을 품고 있는 인물입니다. 초연과 앵콜 공연에서는 최민철, 임현수 배우가, 재연 공연에서는 임현수 배우 혼자 연기했습니다. 십주는 역모 사건을 계기로 신분과 관직을 모두 버리고 골빈당을 이끌기 시작한 골빈당의 리더이자 맏형입니다. 초연, 앵콜, 재연 공연에서 이경수, 이창용 배우가 계속 연기해주었습니다. 이 배우들은 단의 아버지인 자모 역할까지 같이 연기했습니다. 이밖에도 골빈당에는 재담꾼 호로쇠, 재주꾼 기선, 경호원 순수가 속해 있습니다. 초연, 앵콜, 재연 내내 장재웅, 정선기, 정아영 배우가 각각 역할을 맡았습니다. 16살 어린 나이의 임금은 초연 공연에서 주민우 배우가, 앵콜 공연에서 주민우, 김은총 배우가, 재연에서 김은총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 버림 받고 홍국이 거두워줬기 때문에 홍국에게 충성하는 룰루랄라 조노는 초연 때 이동수 배우가, 앵콜과 재연에서 심수영 배우가 맡았으며, 조선시조자랑의 사회자인 엄씨는 초연, 앵콜, 재연 공연 내내 김승용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백성들을 연기하는 앙상블 배우들에는 김재형, 노현창, 문장미, 황자영, 김혜미, 임상희, 민소영, 김종준, 류연진 배우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흥과 패러디의 민족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은 흥이 넘치는 넘버들로도 유명합니다. 1막의 Overture부터 우리의 국악과 서양의 음악이 융합되어 연주되는데, 극장에 앉자마자 이 음악을 들으면 가슴이 웅장해지곤 합니다. 1막에 ‘시조의 나라,’ ‘조선수액,’ ‘놀아보세,’ ‘골빈당,’ ‘새로운 세상,’ ‘나의 길,’ ‘이것이 양반놀음’ 모두 명곡들이고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공연 종료 후 공연진들이 다시 무대에 올라 같은 곡을 다시 한 번 공연하는 스페셜 커튼콜이 많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2막에서는 조선시조자랑의 본선 무대가 이루어집니다. 뮤지컬이 퓨전 장르인 것만큼 현대 대중문화 콘텐츠의 패러디가 상당히 많습니다. 시조자랑 참가자 중 이금결도 있고, 블랙핑크를 패러디한 흑분홍, 일리네어를 연상케하는 일리있네까지, 조선시조자랑은 젊고 독창적인 창작진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유쾌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흥 넘치는 것도 잠시, ‘정녕 당연한 일인가’를 시작으로 ‘운명’까지 관객들은 주인공 단과 골빈당의 운명을 따라가다 눈물을 하염없이 흘릴 것입니다.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오,에,오"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커튼콜입니다. 배우들이 전부 무대에 등장해 1막의 ‘이것이 양반놀음’에 맞춰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이때 팔을 왼오로 흔들며 “오에오!”라고 외치는데, 중독성이 엄청납니다. 배우들의 에너지가 단번에 느껴지는 커튼콜로서, 코로나 시국 이전에는 배우들이 객석까지 뛰어 내려오며 다같이 함께 움직이고 흥에 겨워 스웨그 넘치는 놀음 한 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더욱 간절해진 자유와 희망을 노래하는 제대로 된 한국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이 코로나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다시금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수 있는 공연으로 돌아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우리 삶에 큰 공감대를 형성시켰던 이 뮤지컬이 이야기하듯, 백성이 주인이 되고,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가 마침내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세상이 하루빨리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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