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의 다른 이야기
뮤지컬 팬텀은 추리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배경으로 삼는 뮤지컬입니다. 웨스트 엔드에서 대 히트를 쳤던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시공간적 배경, 등장인물 및 설정은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작품입니다. 뮤지컬 팬텀에서는 에릭과 크리스틴의 사랑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다뤄지며, 에릭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파리 오페라 극장의 지하에 은둔하며 유령처럼 지내는 에릭은 흉측한 얼굴을 갖고 있지만 음악적 천재입니다. 지하에 살면서 수많은 오페라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들으면서 성장한 그는 언젠가 본인에게도 음악의 천사가 그에게 다가와 그를 구원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에릭은 우연히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음악의 천사와도 같은 크리스틴 다에의 노래 소리를 듣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한번에 매료된 그는 크리스틴 다에를 파리 오페라 극장의 새로운 디바로 만들겠다고 결심하면서 매일 그녀에게 비밀 레슨을 해줍니다. 크리스틴의 실력은 마에스트로의 도움으로 나날이 향상되지만, 오페라 극장의 새로운 주인인 디바 카를로타는 열등감과 질투심 때문에 크리스틴의 데뷔 무대를 망칩니다. 음악의 천사를 위험에 빠지게 한 카를로타에게 복수심을 느낀 에릭은 크리스틴을 보호하겠다며 그녀를 지하로 데려가고, 비극은 또 다시 시작됩니다.
팬텀의 역사와 아름다운 음악
한국에서는 2015년 서울시 중구 소재 충무아트센터에서 초연 공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2016년 11월에는 재연 공연이, 2018년 12월에는 3연 공연이, 그리고 가장 최근에 2021년 3월에는 서울시 송파구 소재 샤롯데씨어터에서 4연 공연이 올라왔습니다. 2021년 시즌에 팬텀 역은 박은태, 카이, 전동석, 규현 배우가, 크리스틴 다에 역은 김소현, 임선혜, 이지혜, 김수 배우가, 오페라극장의 전 극장장 역인 제라드 카리에르 역은 윤영석, 홍경수 배우가, 마담 카를로타 역은 주아, 신영숙 배우가, 오페라 극장의 최고 후원자 역인 필립 드 샹동 백작 역은 최성원, 에녹 배우가, 마담 카를로타의 남편인 무슈 숄레 역은 임기홍, 정철호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이밖에도 벨라도바와 젊은 카리에르의 역할은 김주원, 황혜민, 최예원 발레리나와 김현웅, 정영재, 윤전일 발레리노가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 팬텀은 마법같이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들의 모든 감각을 매료시킬 꿈결 같은 무대를 선사합니다. 뮤지컬 넘버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지만 1막의 ‘파리의 멜로디,’ ‘그 어디에,’ ‘다 내거야,’ ‘내 고향,’ ‘넌 나의 음악,’ 그리고 ‘비스트로’는 특히 공연의 재관람을 부추기는 유명한 곡들입니다. 2막의 ‘나의 빛, 어머니’는 실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를 가사로 인용한 슬픈 넘버이고, 크리스틴이 잇따라 부르는 ‘내 사랑’도 많은 뮤지컬 팬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든 곡입니다.
뮤지컬 vs. 발레 vs. 영화
뮤지컬 팬텀의 하이라이트는 2막의 발레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직 프리마 발레리나가 뮤지컬 무대에서 선보이는 고혹적인 정통 발레는 앞자리에서 보든 뒷자리에서 보든, 1층에서 보든 3층에서 보든 가히 아름답습니다. 또한, 실제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 와 있는듯 한 느낌을 주는 무대 세트와 긴장감 높은 장면에서의 무대 효과는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블록버스터 영화 같습니다. 특히 1막 중간중간의 화약 터지는 소리에 많은 관객들이 놀라기 때문에, 관람 시 이 부분에 유의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밖에도 뮤지컬계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풍부한 가창력으로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커튼콜에서 에릭 역할의 배우들이 가면을 가지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특별하고 재미있는 장면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뮤지컬 팬텀은 좋은 점도 있지만, 에릭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다소 아침 드라마스러운 장면은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팬텀의 비밀을 통해 에릭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한 작품이자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라고 하기엔 출생의 비밀이 다소 억지스럽고 진부합니다. 그렇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그 순간, 관객들에게 찾아와 음악이 되어준 뮤지컬 팬텀의 5연 공연을 하루빨리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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