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덜리 대저택 입주 수난기
주인공 ‘나’는 반 호퍼 부인의 시종으로, 일년에 90파운드를 받고 그녀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사람입니다. 두 여인은 뉴욕에서 몬테 카를로로 휴양 여행을 떠납니다. 그 때, ‘나’와 반 호퍼 부인은 알 수 없는 사고로 아내를 잃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영국 출신의 귀족, 막심 드 윈터를 만나게 됩니다. 반 호퍼 부인이 감기 몸살로 호텔 방에 몸져 누워있을 때 ‘나’와 막심은 시간을 보내며 금세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결심합니다. 막심을 사랑하는 마음과 신혼생활의 부푼 꿈을 안고 드 윈터 가의 대저택인 맨덜리로 향하는 ‘나’는 막심의 전 부인인 레베카 드 윈터의 흔적을 집안 곳곳에서 감지합니다. 레베카 드 윈터의 시종이었던 댄버스 부인은 어마 무시한 분위기로 ‘나’를 벌벌 떨게 하며, 맨덜리 주변 포구에서는 벤이라는 친구가 레베카와 관련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돌아다닙니다. 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막심은 되려 화를 내며, 모든 면에서 화려하고 완벽하게만 느껴지는 전 부인 레베카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레베카는 어쩌다, 무슨 이유로 죽었으며, 막심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으며, 댄버스 부인과 ‘나’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나’의 신혼생활은 이대로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손에 땀을 쥐며 관람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영광의 주인공들
뮤지컬 레베카는 대한민국에서 여섯 시즌 동안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가장 최근 시즌은 2021년 11월 16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서울시 중구 신당동 소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었습니다. 주인공 ‘나’역에는 임혜영, 박지연, 이지혜 배우가, 막심 드 윈터 역에는 민영기, 김준현, 에녹, 이장우 배우가, 댄버스 부인 역에는 신영숙, 옥주현 배우가, 레베카의 사촌인 잭 파벨 역에는 최민철 이창용 배우가 캐스팅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반 호퍼 부인은 김지선, 한유란 배우가, 막심의 누나인 베아트리체 역은 류수화, 김경선 배우가, 베아트리체의 남편 가일스 역은 문성혁 배우가, 막심의 가장 친한 친구인 프랭크 크롤리는 변희상, 임정모 배우가, 벤 역은 김지욱 배우가, 그리고 지역 경찰청장인 줄리앙 대령 역은 김용수, 김현웅 배우가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앙상블 배우들에 박형규, 공민섭, 이수현, 백두산, 손의완, 제병진, 유신, 박선정, 전선진, 배수정, 정선균, 채성욱, 정찬민, 장윤호, 임다현, 오윤서, 이선영, 오상현 배우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013년도 LG아트센터 초연 무대에서 잭 파벨 역으로 공연했던 에녹 배우가 막심으로 돌아오고, 2015년 예술의전당 삼연 무대를 끝으로 7년만에 ‘나’ 역할로 임혜영 배우가 복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초연 이후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신영숙 배우가 다시 캐스팅 되었다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불러 모았습니다.
레베카, 도대체 그녀는 누구인가?
여러 갈라 콘서트에서 공연되고, 시상식에서도 불려지고, 인터넷에서 수도 없이 재생되는 레베카 공연의 2막 1장만 봐도 뮤지컬 티켓 값을 다 지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상만으로는 절대 실감할 수 없는 2막 1장의 장면은 공연장에서 봐야 하며, 언제 봐도 소름 돋습니다. 댄버스 부인의 폭발적인 성량과 광기어린 눈빛, 그리고 이에 절대 지지 않는 ‘나’역의 당찬 목소리와 막심을 사랑하는 마음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노래가 끝나면 관객들의 환호 및 박수 소리는 멈출 줄 모릅니다. 이밖에도 댄버스 부인의 ‘영원한 생명,’ 막심 드 윈터의 ‘신이여,’ 그리고 ‘나’의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법한 솔로 넘버들입니다. 반 호퍼 부인의 ‘I’m an American Woman’도 쇼 스타퍼 곡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합니다.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공연에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중독성 있는 노래와 별개로 맨덜리 저택에서 있었던 일들과 레베카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 나서는 스토리도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대사들이 한 순간에 지나칠 수도 있으니,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이야기 흐름을 잘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레베카,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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